나는 철원 답사를 두 번 다녀왔다. 답사 두 번 이외에도 철원을 갈 때 3번 국도를 타고 갈 경우 승일교 옆 한탄대교를 건너게 되는데 승일교를 보며 지나간다. 철원을 다녀온 것도 몇 번은 되니 승일교를 여러 번 본 셈이다.
역사 답사로서의 철원은 갈 곳이 많은 곳이다. 그중 승일교는 답사코스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남한과 북한의 노동력이 함께 들어있는 다리이기 때문이다.
승일교는 38선으로 나뉘어 있던 1948년 북한에서 공사를 시작한 다리이다. 그 당시에는 '한탄교'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교각 2개를 세운 상태였는데 6.25 동란이 발발하면서 공사는 중단되었다.
전쟁 전 북한 지역이었던 철원은 지금과 같이 남한의 수복지구가 되었고 공사를 시작한 1948년 이후 10년 만에 남한에서 나머지 공사를 하여 1958년 12월 완공하였다.
답사를 가면서 두번 모두 이 다리의 이름 '승일교'는 김일성과 이승만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따서 승일교가 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 2권에는 철원 답사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권 285쪽에 승일교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이 부분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두번이나 답사를 다녀온 이 다리 이름의 유래가 그게 아니라고 나온다.
책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유홍준 교수도 평소에 이 다리의 명칭이 궁금하셨는데 문화유산답사회 총무께서 자세히 알아보고 알려주시길 '승일교(昇日橋)'가 맞다는 것이다. 이승만(李承晚)의 승(承)자가가 아닌 것이었다. 1958년 5 군단장이 이 다리를 완공하면서 고 박승일 연대장의 추모하며 승일교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박승일 연대장은 육사 1기생으로 6.25 동란 중 1950년 11월 26일 평남 덕천지구에서 생사불명이 된 비운의 장교다.
내가 읽은 '나의문화유산답사기 2권은 2011년 개정판이다. 이 책의 철원 답사기 마지막 부분에 유홍준 교수께서 고 박승일 연대장과 유족에게 사과드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초판에서는 고 박승일 연대장이 본인의 이름을 따서 다리 이름을 지은 것으로 기록했던 모양이다. 이에 유족으로부터 잘못을 지적받고 사과하는 글을 개정판에 적은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과연 뭐가 사실인지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들어가 확인해 보니 승일교 이름에는 2가지 설이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여기 )
이외에도 몇군데를 더 찾아보니 2가지 설 중에서 박승일 연대장의 추모를 위해 승일교로 만들었다는 게 정설이라는 내용들이 보인다.
역사 답사를 갔던 두 번 모두 충분치 못한 정보를 전달받은 셈인데 오류(?) 수정을 위해 이렇게 포스팅을 올린다.
* 참고로 철원을 여행 또는 답사하시는 분들에게 노동당사 옆의 소이산 전망대를 꼭 올라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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