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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1코스 - 가족과 함께 놀멍 쉬멍

마이홈주의자 2022. 4. 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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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혼자 올레길의 아름다움에 감동해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를 다시 오면 올레길을 걷자고 했다. 다음 해인 2019년에 올레길 6코스를 걸었고 2021년엔 내가 혼자 걸었던 1코스를 가족들과 함께 걸었다. 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걷는 1코스를 우리 가족은 정말 놀멍 쉬멍 해가면서 이틀에 걸었다.

2021년 4월에 걸었던 제주올레 1코스의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가족과 여행을 간 것이라 차를 렌트했다. 다음날 아침 차를 몰고 제주올레 1코스의 종점인 광치기 해변에서 가까운 주차장에 주차했다. 주차한 위치는 광치기 해변 주차장(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24-1 )이다.
그리고 택시로 1코스 시작점인 시흥마을로 갔다. 택시 기사분들이 올레길 위치를 잘 아시는 것 같았다. 바로 알아들으셨다.
시흥마을 길에서 아이들과 함께 제주올레길 1코스 시작(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1124 )
말미오름을 향해 가는 길에 벌써부터 둘째 녀석의 장난이 시작되었다.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가는길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가는길

앞에 보이는 유리 건물이 제주올레 1코스 안내소이다. 이제 슬슬 오르막 길이다.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가는길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가는길. 앞에 보이는 건물이 1코스 안내소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가는길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가는길

말미오름의 정상은 두산봉인데 높이가 126미터에 불과하다. 분화구가 상당히 넓고 내부의 분지가 크게 자리 잡은 곳이다. 처음에만 오르막 길이 있지 이후로는 거의 숲으로난 능선길이 이어지는 형태다. 능선길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사방이 툭 터진 곳이 나오게 된다. 지난 2018년에 왔을 때와 아래의 사진을 비교해 보니 이날은 날씨가 정말 화창하고 좋았다. 우도(왼쪽)와 일출봉(오른쪽)이 함께 멋지게 누워있는 것 같다. 사진의 가운데 대각선으로 보이는 길이 제주올레 1코스이고 왼쪽에 시흥초등학교가 보인다.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제주올레 1코스. 말미오름
제주올레 1코스. 알오름
제주올레 1코스. 알오름

말미오름에서 알오름을 잠시 오르고 나서 내려오게 되면 나머지 1코스는 그냥 평지이고 주위에 멋들어지게 펼쳐진 풍경만 눈에 담으면서 걸으면 된다.
종달리 마을은 작고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아래처럼 벽화가 곳곳에 있어 눈도 즐겁게 하는 동네다.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이런 화살표도 있다.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정낭이다.

제주도의 옛날 집은 문( 사진 찍은 곳 보기 )이 이렇게 생겼다. 이게 이름이 '정낭'이다. 세 개 나무를 다 꽂을 때, 두 개 꽂을 때, 한 개 꽂을 때 의미가 다르다. 평화기행 때 해설사께서 설명해주셨다.
지금 이 모양은 세 개 나무가 다 내려가 있으므로 집에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집에 사람 있으니 들어오라는 의미이다. 나무 한 개가 꽂혀 있으면 금방 돌아온다는 뜻.
나무 두 개가 꽂혀 있으면 옆 마을에 갔으니 오늘 중으로는 돌아온다는 뜻.
그리고 세 개가 다 꽂혀 있으면 멀리 외출했다는 뜻이다.

종달리 마을을 통과해 나오면 다시 너른 밭이 나오는데 제주도에서 가장 크게 소금을 만들었던 동네라는 안내판을 보게 된다.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소금밭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소금밭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에서 만난 신기한 모양의 무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에서 만난 신기한 모양의 무

이제 반쯤 걸으니 아이들이 슬슬 힘들어한다. 특히 둘째 아이가 힘들다고 투정이 시작되었다. 어르고 달래 보면서 1코스 끝까지 가보자고 했지만...
시간이 벌써 오후 5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사실 아침 겸 점심으로 식사를 하고 출발을 한 터라 시작을 너무 늦게 했다. 당연히 나의 계획은 그렇지 않았다. 아침 일찍 출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들은 언제나 아이들만의 시계가 있다.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으로 가는 길목에서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으로 가는 길목에서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으로 가는 길목에서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

종달리 해변으로 나오니 제주올레 21코스의 마지막 지점과 맞닿아 있다.
아이들은 또 쉬었다 가자고 한다.
으... 이 녀석들. 하루에 코스를 끝내려고 한 나의 바람은 점점 작아져 가고 있었다.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에서 21코스 종점과 만난다.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에서 21코스 종점과 만난다.

시간도 늦었고 오랜만에 아이들도 많이 걸어서 오늘은 종달리 해변에서 마무리하기로 하고 내일 나머지 코스를 걷기로 했다. 렌터카를 주차해 놓은 광치기 해변까지 택시를 탔다. 숙소인 콘도로 돌아와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저녁 식사를 언급해야겠다.
렌터카를 타고 숙소로 돌아오면서 아이들도 힘들어하니 어디 들러서 식사를 포장을 해 가자고 했다.
흑돼지 박스. 아쉽게도 찍어 놓은 사진이 없는데 아이들이 지금도 제주도 흑돼지 박스 먹고 싶다고 틈만 나면 제주도 가자고 한다.
길가에 있는 아주 조그만 가계이고 홀도 있지만 주로 포장 전문이었다. 사장님 젊은 분이셨고 메뉴도 많고 주로 젊은 층을 겨냥한 맛집이었다.
우연히 발견한 집인데 예상외로 맛있게 먹었기에 홍보해드려야겠다. (찾아보니 홍보가 많이 되어있는 듯! 역시 젊은 분들의 공유 센스는 참 대단하심)
흑돼지 박스 확인하러 가기 

보광 휘닉스 파크에서 본 제주 일몰

다음날 나머지 길을 걷기 위해서 다시 광치기 해변 주차장에 렌터카를 주차하고 택시를 타고 어제 끝냈던 종달리 해변으로 갔다.
광치기 해변의 1코스 종점. 주차를 하고 택시를 타기전 바로 옆이라 먼저 들렀다.

제주올레 1코스 광치기 해변
제주올레 1코스 광치기 해변

제주도에서도 오징어는 많이 잡히는 모양이다. 종달리 해변을 걷는 내내 오징어를 말리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아래 사진에서 멀리 보면 패러 세일링인가?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많이 보였다.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 오징어를 많이 말리고 있었다.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
제주올레 1코스 종달리 해변. 올레길 소개

성산 일출봉 아래를 지나면 나오는 해변이 광치기 해변이다. 뒤를 돌아보면 거대한 일출봉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 사진에서 나는 밑부분의 동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제주도의 일제 동굴 진지다. 바로 신요를 보관했던 동굴 진지. 수많은 제주도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해가면서 만들어낸 18개의 동굴이 아직도 그대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신요는 1인승 작은 보트로 태평양 전쟁 말기에 접어들며 패전이 짙어지자 일제의 해군에서는 자살 공격을 감행하는 특공 부대를 만들고 신요(약 250Kg 정도의 폭약 장착)와 가이텐(어뢰 형태로 1.5톤 정도의 폭약 장착)을 운영할 특공부대를 설치했다. 제주도에는 5개의 해군 특공 기지가 있었는데 그중 성산 일출봉은 신요 특공 기지였다.
광치기 해변으로 들어서면 안내판( 안내판 위치 보기 )이 큼지막하게 이 내용을 전해주고 있다.

성산 일출봉의 일제 신요 특공 동굴진지
성산 일출봉의 일제 동굴 진지가 보인다. 일본 해군이 운영한 신요 특공 기지이다.
성산 일출봉 신요 특공기지 안내판
성산 일출봉 신요 특공기지 안내판
성산 일출봉 신요 특공기지 안내판
성산 일출봉 신요 특공기지 안내판

광치기 해변의 도로를 따라 걷다가 1코스는 해안가로 이어진다. 왜 해안가로 코스를 틀어놨을까? 아래와 같이 이 곳이 또 다른 제주4.3 유적지이기 때문인 것 같다. 제주 올레길을 이렇게 외지에서 온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제주4.3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고 만다.
왼쪽 해안가로 나있는 길을 틀자마자 아래와 같은 표지석을 만나게 된다.
이곳의 주소는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24-1 이지만 실제 위치는 광치기해변 공영주차장 맞은 편이다.

제주4.3 성산지역 학살터 표지석
제주4.3 성산지역 학살터 표지석

1코스를 아이들과 놀멍 쉬멍 하면서 여유롭게 걸었다.
이제는 제주도를 올 때마다 아이들과 오름 한 개는 꼭 오르기로 했다.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니 다행이다. 또 하나는 잠깐이더라도 제주4.3 역사 현장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

제주는 오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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